홍류동과 최치원, 곧게 굽은 길, 팔만대장경, 그리고 가야산의 불꽃 전설이 된 시인이 있다. 살아서 전설이 됐는지, 죽어서 전설이 됐는지, 나로선 알 길이 없다. 내가 아는 건, 해인사에서 전설이 됐다는 것이다. ‘가야산해인사’라는 편액을 단 산문을 들어서자니, 갸우뚱 고개가 흔들린다. 가야산에 비추어도, 해인사에 비추어도, 기둥의 단청이 지나치게 화려하다싶어 흔들린 그 고갯짓은, 옳았다. 산문 뒤에는 ‘홍류문(紅流門)’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그러면 그렇지, 가야산인(伽倻山人)들이 이 정도의 풍류도 잊은 채 무턱대고 화려함만 좇았을 리는 없다. 홍류문은 곧 ‘홍류동(紅流洞)’의 입구다. 전설이 된 시인 최치원은 이곳에서 비로소 세상을 벗어났다. 후인들은 ‘신선’이 됐다고 말한다. 이 때 남긴 이른바 ..
▲ 비 내리는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오토캠프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기자협회 오토캠핑동호회 회원들. 하늘은 높아지고 바람 선선한 가을이 왔다. 오토캠핑의 계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다. 하지만 지난 한달 간 겪은 날씨는 우리의 가을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폭우가 쏟아지고 몇몇 지역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고 있다는 기상학자들의 경고가 피부에 와닿는 요즘이다. 오토캠핑 성수기를 맞았지만 날씨 탓에 캠퍼들은 고민이 많다. 일기예보는 빗나기가 일쑤고, 불안정한 기후는 언제 폭우를 뿌릴지 모른다. 비가 무서워 캠핑을 못하랴 하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요즘 비는 거의 폭탄 수준이니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지혜가..
부석사 안양루와 무량수전 사진 : 여행작가 최정규 위 치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1리 일대 도시의 공해와 매연 등 여러 유해물질로 찌든 현대인들에게 자연 치유력 그득한 안식을 주는 숲의 정서적 기능과 강한 천연 살균제 ‘피톤치드’를 통한 삼림욕은 너무도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여행에 있어서도 나무와 숲의 기능이 그 인기를 날로 더해가고 있다. 여러 종류의 소나무 중에서 가장 좋은 형질을 자랑하는 수종의 대명사 ‘춘양목’. 그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명성 그대로의 춘양목이 지금 한창 자라고 있는 숲이 경북 봉화에 있다. 사실 춘양목은 소나무 수종을 이르는 단어가 아니다. 봉화군 춘양면의 행정 지명에서 따 온 단어인데 그 지역에서 벌목된 소나무의 질이 워낙 좋다보니 지역명을 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