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夜금夜금 밤이 맛있는 신사동
맛있는 지도③ 신사동 먹자골목
후텁지근 잠 못 이루는 야심한 시간. “주인님, 뭣 좀 먹고 주무시면 안 될까요?” 위가 항의하듯 꼬르륵 꼬르륵댄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처절하게 다이어트를 사수할 것이냐, 아우성 치는 식욕을 잠 재워줄 것이냐. 번뇌의 순간, ‘에라, 모르겠다. 일단 먹고 보자’시는 분들만 여길 보시라. 열대야를 잊게 해 줄만큼 맛있는 야참들이 기다리고 있다. 올빼미족들의 단골집 즐비한, 밤이면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신사동 먹자골목을 소개한다.
알고 가자! 신사동 먹자골목
신사동 먹자골목은 신사역 사거리를 기준으로 신사동과 잠원동 일대를 포함한 음식점 밀집 지역을 일컫는다. 흔히 ‘신사동 아구찜&간장게장 골목’이라고 하는 곳은 행정구역상 신사동이 아닌 잠원동에 속한다.
신사동 먹자골목은 점심 시간 한 시간에만 5000원짜리 메뉴 하나로 100만원 이상의 매상을 올리는 가게도 있다지만 점심시간 외에는 심하게 썰렁하다. 저녁 6시쯤 돼야 기지개를 켜기 시작해 오후 8시면 불야성을 이룬다. 이후 밀려드는 차량으로 일대 몸살을 앓는 동네이기도 하다. 음식점, 노래방이 곳곳에 있어 음주가무의 ‘원스톱’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유흥업소들도 즐비하다.
브로드웨이 극장 맞은 편, 신사동쪽 ‘먹자골목’은 일방통행로가 많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자가 운전자의 경우 길 한번 잘못 들어서면 같은 지역을 계속 돌게 되는 불상사가 생긴다. 불법 주차 단속도 실시간 이뤄진다. 먹자골목 내 곳곳에 유료 주차장이 있지만 ‘은하 주차장’이나 ‘대양 주차장’, ‘엠지주차장’ 등을 이용하는 게 다른 곳에 비해 저렴(30분 1500원)하다.
닭똥집통마늘구이, 낙지떡볶이 - 뻐꾸기(투)
신사동 ‘앙드레 김’ 매장 옆에 있는 실내포장마차 ‘뻐꾸기’의 2호점이다. 1호점보다는 2호점이 신사동 먹자골목과 가까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그래피티(graffiti art)와 다녀간 사람들의 술 취한 낙서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집은 그림으로 표현한 메뉴판의 암호를 풀어야 주문할 수 있다(물론 끝까지 못 푸는 사람들을 위해 한글로 적은 메뉴판도 붙어있다). 계란말이의 경우, ‘알(卵) 그림 + 말(馬)그림 + (숫자)2’로 표시하는 식이다. 종업원은 “술 취한 사람들은 가끔 메뉴판을 보며 메뉴 이름 알아 맞추기 놀이를 하기도 한다”고 얘기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닭이 용변을 보는 그림 + 집(家) 그림 + 통마늘 그림 + 9 + 2’. 이름하여 ‘닭똥집통마늘구이’(1만원)다. 주문하면 ‘닭똥집통마늘구이’가 철판 위 알루미늄 호일에 보물단지처럼 싸여 나온다. 호일을 감싸는 이유는 마늘향이 날아가지 않게 하기 위한 것. 조심스레 호일을 열면 마늘 조각만하게 조각 낸 닭모래집과 통마늘이 사이 좋게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고 있다. 주인이 7년째 직접 만들고 있다는 소스는 데리야키 소스 맛과 비슷하지만 약간 짭짤하면서 달달한 맛이 강하다. 한약재를 넣었다고는 하는데 한약 냄새는 거의 나지 않는다. 오돌오돌 닭모래집을 골라 고소한 기름장에 찍어 먹고 나면 달작지근 소스와 엉겨 붙은 통마늘이 기다리고 있다. 통마늘은 소스때문에 이에 쩍쩍 달라붙는 게 오히려 닭똥집보다 감칠맛 난다. 이 집에선 낙지, 닭, 오징어와 손 잡고 몸값 올린 비싼 떡볶이(낙지떡볶이, 닭떡볶이, 오징어떡볶이 모두1만5000원)들도 닭똥집통마늘구이에 못지 않게 잘 나간다. 종업원이 1명뿐이라 술, 음료, 물 등은 알아서 가져다 먹는 게 마음 편하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 7번 출구 이용 ‘J타워’ 뒤편. 영업시간 오후 5시~오전 5시. 격주휴무. 주차가능. 문의 (02)545-4376
프로간장게장
남도식 간장게장을 맛볼 수 있다. 현재 ‘프로간장게장’이라는 똑같은 이름의 간판을 내걸고 서백자, 서애숙 자매가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 만드는 방법도, 맛도 다르다. 먼저 ‘서애숙 표 프로간장게장’은 국내산 서산 암게를 4~6월에 사들여 급냉ㆍ살균한 후 냉장숙성 시켜 사용한다. 양념은 한약재나 과일 등 첨가물을 넣지 않고 24년 묵은 접장에 마늘, 생강, 양파, 다시마, 밴댕이(디포리)를 넣어 만든다. “좋은 게는 게 자체가 단 맛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게 맛을 살려줄 수 있는 최소한의 양념만 사용해야 한다”는 게 동생 서애숙(55) 씨의 설명. 5만원짜리 간장게장에는 손바닥만한 게 2마리가 먹기 좋게 쪼개져 나온다. 첫 맛은 심심한 편. 그런데 고소한가 싶더니 달콤하면서 짭짤하다. 씁쓸하거나 텁텁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몸통껍데기에 밥 얹고 양념장 쓱싹 비비니 밥 도둑이 따로 없다. 보드라운 해초가 들어간 매생이국(9000원)을 곁들여 먹으면 시원하다. 매운게장(5만3000원)도 먹을 만 하다.
‘서백자 표 프로간장게장’은 현대인의 입맛에 맞춘 간장게장(5만원)의 맛이다. 대천, 서천, 태안 등에서 잡은 국내산 암게를 사용한다. 전라도식 접장에 마늘, 생강, 고추, 야채즙, 다시마, 멸치를 넣고 단맛을 내기 위해 과일을 통째로 넣어 양념한다. 언니 서백자(64) 씨는 “현대인의 입맛이 변한만큼 그것에 맞게 양념을 한다”고 얘기한다. 간의 조절은 숙성도에 따라 달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집에 온 손님은 취향에 따라 짠맛, 덜 짠맛, 매우 짠맛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입맛 바뀐 현대인에 대한 배려 때문일까. 무난하고 대중적인 간장게장맛이다. 주인이 직접 만든 밑반찬이 깔끔하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내. 영업시간 24시간. 주차가능. 문의 (02)543-4126(서애숙 프로간장게장), 543-3529(서백자 프로간장게장)
부산집
‘신사동 아구찜&간장게장 골목’에 있는 집은 아니지만 아구찜과 꽃게찜으로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아구가 푸짐하게 나오는 아구찜(소 3만원)도 맛있지만 단골들은 사이에선 꽃게찜이나 꽃게범벅(소 5만원)이 유명하다. 꽃게범벅을 주문하면 꽃게국이 사람수대로 서비스 된다. 꽃게 삶은 물에 소금 간만 한 것이라지만 유난히 진국이다. “주 메뉴보다 서비스로 나오는 꽃게국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는 게 종업원의 설명. 아쉽게도 ‘리필 불가’다.
시뻘건 양념에 콩나물과 함께 무쳐 나오는 꽃게범벅은 위협적인 색깔이지만 크게 맵진 않은 편. 주문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못난이김밥’(혹은 주먹김밥. 정확한 명칭이 없어서 부르는 사람 마음이다. 2000원)도 주세요!”를 외친다. 못난이 김밥은 기름 좔좔 흐르는 조미김을 동그란 주먹밥에 무쳐놓은 것. 양념이 좀 맵다 싶을 때 한 입 쏙 넣는다. 단, 못난이 김밥은 김이 눅눅해지기 전에 얼른 먹는 것이 좋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 3번 출구 이용 ‘스타벅스’ 커피숍 뒤편 40m. 영업시간 24시간. 주차불가. 문의 (02)546-9947
목포집
문을 연 지 18년. 낮에는 생태찌개(2인 이상 주문 가능, 7500원)로, 밤에는 닭볶음탕(소 2만원)으로 유명한 집이다. 축구선수 김남일, 조원희 선수의 단골집이다. 주인은 “(김남일 선수의 경우)경기가 없는 기간에는 일주일에 두 서너 번씩도 온다”고 얘기한다. 태극전사들을 울린 매운 닭볶음탕은 양념과 닭이 따로 놀지 않아 매운 양념 흥건히 밴 쫄깃쫄깃한 닭고기를 맛볼 수 있다. 주인의 형제들이 충남 서천에서 직접 농사지어 보낸 좋은 재료들로 양념을 만드는 것이 맛의 비결.지하철 3호선 신사역 7번 출구 이용 ‘장덕규 성형외과’ 골목 진입 후 우측 20m. 영업시간 24시간. 매월 2ㆍ4주 일요일은 정기휴무. 인근 신사동 지역은 배달 가능. 문의 (02)549-5119
온돌집
이 집 벽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나 말 안 듣는 여자 친구 있으면 무진장 매운맛 갈비 사 주세요’라는 의미심장한 낙서가 있다. 마른 김에 싸 먹는 매운갈비찜(1인분 1만3000원)은 ‘매운맛’, ‘아주 매운맛’, ‘무진장 매운맛’으로 나뉜다. 월남고추를 사용해 매운 맛을 내는 게 비결. ‘무진장 매운 맛’보다 더 매운 것을 찾는 사람들에겐 조리할 때 따로 캡사이신 성분을 첨가해주기도 한다.가장 낮은 단계인 ‘매운맛’은 무난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 ‘무진장 매운맛’은 혀끝이 전기 오른 듯 찌릿찌릿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냉콩나물국을 한 모금 들이키면 좀 시원해진다. 냉콩나물국은 싱거울 정도로 간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징. 주인은 “냉콩나물국은 매운 맛을 잠재우기 위해 일부러 간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누룽지(5000원)를 곁들여 먹어도 좋다. 어느 정도 매운맛에 길 들여진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강도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내. 영업시간 24시간. 주차가능. 문의 (02)543-4690
마산아구찜1호점(원조 마산아구찜 본점)
30년 전통의 아구찜 전문점. ‘신사동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탄생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터뜨린 집이기도 하다. 단골들이나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내에선 그냥 ‘원조집’으로 통한다. 매콤한 아구찜(소 3만5000원)이 맛있다. 이 집은 국산 생아구를 사용해 적당히 건조시킨 다음 고춧가루, 마늘, 생강, 계피가루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어 양념한다. 여기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넣어 푹 진 후 버무려 낸다. 아구는 질기지 않고 게살처럼 부드럽다. 콩나물도 숨이 죽지 않아 탱글탱글. 씹는 맛이 좋다. 간장 소스 하나도 직접 만든다. 생아구로 만든 아구수육(소 4만5000원)은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맛있다. 저마다 ‘원조’라고 써 붙인 간판들 사이에서 좀 더 쉽게 찾으려면 ‘강남따로국밥’집 1층으로 가 보자.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내. 영업시간 24시간. 주차가능. 문의 (02)544-4304
강남따로국밥
선지 해장국 하나로 인근 샐러리맨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집이다. 물론 해장뿐 아니라 점심 시간에는 식사를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고, 휴일엔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손님들도 많다. 메뉴판 따로 없고 가게 내부에 ‘따로국밥 6000원’이라는 메뉴가 가훈처럼 액자에 끼워져 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따로국밥을 주문하면 대개 2~3분만에 상에 놓인다. 상에 놓인 건 달랑 뚝배기에 국, 공기밥, 김치가 전부다. 20여 년 동안 변함없는 차림상이다. 선지 해장국은 텁텁하거나 느끼하지 않고 맑은 육개장처럼 국물 맛이 개운하다. 콩나물, 무, 대파가 듬뿍 들어가 시원한 맛을 더한다. 국물은 사골국물 맑게 우려낸 후 양지고기와 파, 무를 넣고 육수를 끓인 다음 싱싱한 선지와 콩나물, 무, 대파를 넣고 끓여내는 식. 하지만 무엇보다 이 집 해장국 맛의 비결은 바로 도축한 소의 싱싱한 선지를 매일 확보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소주나 맥주 등 주류(모두 3000원)는 반주(飯酒)로만 판매한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 4번 출구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내. 영업시간 24시간. 주차불가. (02)543-2527
신사동 그 밖의 야식집
이름 | 특징 | 문의(02) |
24시달려라기사님식당 | 생선구이와 김치찌개가 맛있다. 식사 시간 때면 택시 기사들로 늘 붐빈다. | 544-4592 |
오모리찌개 | 3년 숙성 김치갈비찜으로 유명하다. | 547-8669 |
신촌설렁탕 | 설렁탕도 맛있지만 보쌈도 맛있다. | 512-8318 |
종가집 | 얼큰한 뼈다귀 해장국과 보기만 해도 시원한 화평동 냉면을 동시에! | 578-0305 |
이첨지 | 화로에 구운 특양구이, 김치찜이 인기 메뉴 | 549-0892 |
장독집 | 부드러운 즉석 순두부는 늦은 밤 부담 적은 음식 | 515-2442 |
대갈집 | 돼지갈비오겹살 연탄구이집. 시원한 김치냉말이국수도 있다. | 544-9244 |
전주청국장 | 두부가 듬뿍 들어간 구수한 청국장이 일품 | 541-3579 |
공리 | 아구찜&간장게장 골목 안에 있는 중국 음식점. 인근 지역 배달가능 | 544-3239 |
행복플러스
글 박근희기자 사진 김승완기자
'♬네모세상 > 네모세상[음식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정보 /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0) | 2008.12.28 |
---|---|
여의도의 맛있는 맛지도 (0) | 2008.12.28 |
예술의 전당 앞, 맛도 예술이라 앙코르!! (0) | 2008.12.28 |
북한강 풍광이 빚어낸 기막힌 맛들 (0) | 2008.12.28 |
양념 돼지갈비 군포 '한성갈비촌' (0) | 2008.12.28 |
인사동에서 찾았다 - 토속 맛집 VS. 이국 맛집 (0) | 2008.12.28 |
직장인들이 선호하고 가장 많이 스크랩한 맛집 베스트 15 (0) | 2008.12.28 |
위험한 음식vs건강한 음식 (0) | 2008.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