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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 Ten Years Absence
   


“... 그 후 10년, 진짜 음악과 함께”

모두들 가요계가 '끝장' 났다고 말했다. 음반이 안 팔리고, 좋은 가요가 없으니 곧 시장이 죽을 거라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믿어왔다. 하지만 앞으로 고찬용 같은 뮤지션만 있으면 가요 무대가 끄떡없을지도 모른다. 다시 예전처럼 음반산업이 활기를 띠고, 기성세대 팝 수요자들도 가요를 찾게 될 날이 올 것만 같다. 좋은 멜로디와 완벽한 세션, 그리고 따뜻한 보컬이 있는 노래들. 왜 지금에서야 이 음반이 나왔을까. 고찬용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의 명제는 '진솔한 가요'와 '가요 명반'에 대한 명백한 희망가다.

고찬용, 정말 반가운 이름이다. 알만한 이들은 다 안다. 그가 누구였던가. 10년 전 '낯선사람들'을 통해 '한국의 맨해튼 트랜스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젊은 음악 담지자 아니었나. 당시 2장의 앨범을 내고 김현철 조규찬 유희열과 함께 언더그라운드에 몸담고 있던 수많은 음악인들의 눈도장을 찍었던 그였다. 그 후 오랜 침묵 끝에 그가 다시 기지개를 폈다. 자기 이름이 새겨진 첫 음반을 들고 그렇게 무덤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모름지기 올해 최고의 가요 앨범이다. 머리곡 '꿈 꾸는 아이'부터 엔딩 송 '오늘 하루는'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사운드 질감이 튼실하다. 의심하는 이들에겐 미안하지만, 감히 최고라 말하고 싶다. 이 음반은 토토 4집과 '맞짱'을 떠도 결코 손색이 없다. 토토 음악이 왜 좋은 음악인지 아는 이들은 고찬용의 새 노래를 듣고 즉각 반응할 것이 분명하다. 세계적인 명 세션이 작업한 결과물도 아니다. 앨범 크레딧을 보라. 고찬용은 '진짜' 음악가답게 직접 모든 곡 작업을 통수한다. 세션? 물론 그 스스로가 완성해낸 고급 다림질의 소리 울림을 전한다.

참 든든하다. 예술성이 부재하는 가요계에 짙은 생명력을 불어넣는 노래들. 그런 고찬용의 새 노래를 들으면, 그 옛날 어떤 날과 아침, 혹은 빛과 소금의 음반을 듣는 것 마냥 기분 좋은 심장의 요동이 느껴진다. 감칠맛 나는 악기 연주와 정교한 레코딩, 꾸밈없는 보컬은 마치 알 재로나 시카고의 골든 레퍼토리를 마주 대하는 것 같다. 히트곡에 연연하던 송라이터가 아니기에 어떤 특정 곡이 그리 중요하지가 않다. 따라서 음반은 싱글 중심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위해 완성된 전형적인 '앨범 중심'의 레코드다. 1990년대, 가요 시장이 죽지 않았을 때만 해도 이 '작품 중심'의 음반이 많았던 건 기정사실이다.

최근 디지털 싱글이 대세라고 해도, 고찬용 같은 뮤지션은 두려울 게 없다. 가치 있는 앨범, 혹은 진짜 음악을 내놓으면 언제든지 떠나갔던 가요 팬들도 다시 찾아온다는 진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가요계는 베테랑들이 해줘야 한다. 팝 시장에서 밥 딜런과 브루스 스프링스틴, 롤링 스톤스와 에릭 클랩튼이 꾸준하게 멋진 음악으로 후배들을 감동시켰듯이, 가요계도 음악 잘 하는 관록파들이 진짜 음악을 끊임없이 창조해내야 신세대 뮤지션들도 배우고 느낄 게 아닌가. 고찬용이 진짜 음악을 들고 왔다. 울고 있던 가요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록곡-
1. 꿈 꾸는 아이
2. 고백
3. 스물셋
4. 어느 지난 얘기처럼
5. 길
6. 값진 충고
7. 겨울이 오네
8. 너 머물러 있던 순간
9. 새로운 시작
10. 오늘 하루는

프로듀서-고찬용


스물셋-고찬용

2006/11 김獨 (quincyjones@hanmail.net)
 
이렇게 고찬용을 극찬하는 애호가도 있습니다.
음악과 같이 딍군 '고찬용'의 CD를 한번 사서
들어보세요....조금은 난해한...재즈적인 요소도 가미된...
얼터너티브한.......그의 음악



거리풍경-고찬용

Manijoa 2009.02  - Lov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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