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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와 걷는 가을길은
    내게 너무 풍요롭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집니다.

    그녀의 떡벌어진 어깨와
    가녀린 뒷덜미
    옴팡지게 묶은 뒷머리는
    나를 꼴리게 합니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주책없이 기운이 솟습니다.

    행여 그녀가 뒤돌아볼까봐
    몰래몰래 손으로 쥐어짯지만
    거북이는 목에 힘을 줄뿐...

    사랑하는 그녀에게
    보이기 싫습니다.
    들키기 싫습니다.

    얼마만에 찾아온 사랑인데...
    괜한 오해로 놓치기 싫습니다.

    행여...
    중력을 이용한 낙하운동이라면
    거북이가 평정심을 찾을까싶어
    그녀가 눈치 못채게
    스카이콩콩 걸음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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