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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는 당신이 되고 바람은 내가 되어서
안 성란 (세진)




빗소리는 당신이 되고
바람소리는 내가 되어
까만 밤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
맺히지도 못하는 빗방울
두 눈에 고이는 이슬이 되어 버립니다.

투둑투둑 소리 내며
창문을 두드리면
창가에 매달린 빗방울은
외로움을 잊으라
흘러내리고
내 마음 전해주는 소식은 바람 타고
당신이 잠들어 있는 머리맡에
하얀 안개꽃 되어
뽀얗게 피어 오릅니다.

빗소리 그리운 당신이 되고
바람은 외로운 내가 되어
솔직한 나를 만들어 버리면
빗물 따라 소리 내는 바람은
하늘을 바라보다
눈가에 빛으로
작은 수정 구슬이 되어
빗물에 젖어 버린
두 볼을 감추지 않아도
빗방울이 숨겨 버립니다.


-Manijoa 2005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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