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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해있었고, 전쟁의 참혹한 모습에 오히려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영화를 다 본 후에는 평소에는 전쟁 영화를 보면서 스릴과 쾌감을 느끼던 내가 왜 그러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일단 첫째로, 이들의 전우애가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내가 여태껏 봐왔던 많은 전쟁 영화 속에는 영웅이 존재했었다.

영화 속 영웅들은 뛰어난 실력으로 자신의 동료들을 구해냈지만, 그들에게 ‘블랙호크다운’의 주인공들만큼의 간절함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블랙호크다운’의 주인공들이 눈물겹게 동료들을 구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전우애가 안타까웠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게 힘겨웠던 게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는 내가 승자가 없는 결론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늘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승자가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일말의 희망의 빛이라도 보였다.

그러나 ‘블랙호크다운’에서 진정한 승자라고, 아니면 희망의 빛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가?

전쟁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은 죽거나 다쳤고, 남은 거라곤 폐허가 된 건물들과 병자들뿐이었다.

또한 미군과 소말리아 반란군 중 누가 전쟁에서 이겼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더 나아가 이 영화 속에는 선과 악의 구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절대적 악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전쟁 영화에서는 선이 악을 이기는 게 일반적이 결론이다. 아마 선이 악을 무찌르는데서 관객들은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블랙호크다운’에서는 어느 누구도 악을 저지르겠다는 마음으로 참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과 악으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던 나의 가치관에 금이 갔고,

그것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시킨 것 같다.
이 영화 역시 할리우드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완벽한 중립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전쟁의 참혹성과 그것은 인류에게 재앙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과 악도 없고, 승자와 패자도 없는 전쟁은 무의미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아무런 기여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 배경에 무대가 소말리아여서 그런지 몰라도 토속적인 아프리카 사운드가 OST 전반에 걸쳐서 녹여져 있고,

블랙호크다운 OST가 사랑받은 이유는 거칠고 역동적인 화면과 더불어 메시지를 전할 때 감동이 배가 되는 비장함이다.

 

그리고 라이의 최고봉 라시드 타하가 전하는 Barra Barra를 처음 들었을 때는 라이가 굉장히 생소 했었다.

(라이는 아랍권 음악장르 입니다. 라시드 타하는 알제리 가수)스코어에 차용된걸 알고 느낌을 연상해보면 굉장히 잘 어울린다.

어떤 장면인지를 얘기한다면 영화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느낌을 아는 분들은 다들 영화를 본 분들이리라 생각된다.

 

만약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 먼저 소개하는 OST를 들으신다면 감흥이 떨어지실 수도 있고, 한스 짐머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버전의 스코어들과  달리 정반대의 스타일로 가는 스코어들이기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블랙호크다운 OST의 킬링트랙은 너무나 유명한 마지막 장면에 쓰인 11번 트랙 Gortoz A Ran - J'attends 이고,

11번 트랙도 묘한 여운을 남기는 아랍의 리듬이 흐르고 있다.

 참고로 4, 10, 13, 15번 트랙도 이에 못지 않는 히든 트랙으로 극의 중요한 장면에 배치되어서 흐름을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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