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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가까워 오면

김여정





여느때는 안그러리오마는
어머니,
햇밤이 영글고
풋대추 익어
밤하늘에 익은 달이 뜨는
가을날
그 크고 밝은 팔월보름
추석날이 가까워 오면
당신생각
고방에 햇곡식 쌓이듯
채곡채곡 쌓이고
아궁이에 장작불 타듯
환한 불길 타오릅니다.

햅쌀로 술을 빚고
떡살을 담그고
분주히 제수(祭需)를 마련턴
당신의 견건함
몇날 며칠
밤새워 재봉틀을 돌리며
식구들 추석빔을 마련턴
당신의 수고로움
그리하여
풍성코 행복했던 우리의 추석날

여느때는 안그러리오마는
어머니,
감나무에 감이 익고
맨드라미 붉어
밤하늘에 맑은 바람이 가는
가을날
그 높고 맑은 팔월대보름
추석날이 가까워 오면
당신생각
장지문에 촛불이 타듯
어른어른 비치고
장독에 장맛이 달아지듯
진하게 가슴 저려옵니다.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

.
.
.
.
.
그렇게 우리 고향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고향의 향취를 잃어버렸습니다.
어렸을 때의 까막득한 기억만이
우리가 고향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살면서....

더욱 더 고향이 생각납니다.

마음의 고향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편입니다.

고향의 소울음소리,,,
소죽(쇠죽)을 쑤던 그 때
논에서 미꾸라지 잡으러 온통
벼 사이를 뒤지고 다녔던 일
겨울이면...
논 가운데 있는 웅덩이를 퍼
가물치며, 미꾸라지, 붕어들을 잡던
그 추억이 그립니다.

전 고향이 안성이었습니다.^^





향수/이동원, 박인수
글출처/푸른별님 안부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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